본문으로 건너뛰기
김장환金長煥

1993년 8월 4일, 일본 고노 관방장관 담화 발표

진정한 화해는 사과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책임을 끝까지 지키려는 진정성 위에서만 신뢰가 쌓입니다.

김장환의 오늘의 역사 — 1993년 8월 4일 일본 고노 관방장관 담화 발표
원본 이미지 보기

사죄는 했지만, 책임은 지우려 했다

1993년 8월 4일, 일본의 고노 요헤이 관방장관은 이른바 ‘고노 담화’ 를 발표하며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일본군의 관여를 공식 인정하고 피해자들에게 사죄와 반성의 뜻을 밝혔다. 일본 정부가 국가의 책임을 처음 인정한 역사적 전환점이었다.

이 같은 담화가 나온 배경에는 피해자들의 용기 있는 증언과 잇따라 확인된 역사적 자료, 그리고 국제사회의 거센 비판이 있었다. 더 이상 사실을 부인하기 어려웠던 일본 정부는 결국 군의 개입과 책임을 인정하는 선택을 했다.

그러나 이후 일본의 행보는 달라졌다. 일부 정치인들은 강제성을 부정하거나 축소했고, 교과서에서도 관련 내용이 점차 사라졌다. 전후 세대가 늘어나면서 역사 문제보다 국가의 자존심을 앞세우는 정치가 힘을 얻었고, 이러한 정치인과 역사 수정주의가 결합하면서 과거를 직시하기보다는 덮으려는 움직임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역사는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바뀌지 않는다. 과거를 부정한다고 진실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잘못을 인정하고 기억하는 나라는 국제사회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 독일이 오늘날 유럽에서 존경받는 이유는 과거의 잘못이 없어서가 아니라, 잘못을 인정하고 책임을 교육하며 다음 세대에게까지 기억하게 했기 때문이다.

미래의 한일관계 역시 같은 원칙 위에 세워져야 한다. 미래는 과거를 덮을 때가 아니라, 과거를 정직하게 마주할 때 비로소 열린다. 일본은 고노 담화의 정신을 흔들림 없이 계승하고, 역사 왜곡을 멈추며 피해자의 존엄을 끝까지 존중해야 한다.

진정한 화해는 사과에서 끝나지 않는다. 역사적 책임을 끝까지 지키려는 진정성 위에서만 신뢰가 쌓이고, 그 신뢰 위에서 한일 양국의 미래도 함께 열릴 수 있는 것이다.

고노 담화

  • 시기 — 1993년 8월 4일, 고노 요헤이 관방장관 발표
  • 내용 — 일본군의 관여를 공식 인정, 사죄와 반성의 뜻 표명
  • 의미 — 일본 정부가 국가의 책임을 처음 인정한 전환점
  • 이후 — 강제성 부정·축소, 교과서에서 관련 내용 축소
공유하기 페이스북